뱀띠, 조용해 보여도 생각이 많고 눈치가 빠른 사람들
뱀띠를 처음 만났을 때는 조금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수가 아주 많은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친한 척하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뚝뚝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도 아닌데 묘하게 선이 하나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몇 번 만나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어?
이 사람 생각보다 재미있네.
처음에는 조용히 앉아 있던 사람이 친해지니까 별 이야기를 다 합니다. 평소에는 표정 하나 안 바꾸다가 갑자기 엉뚱한 말을 해서 사람을 웃기기도 하고요.
알고 보면 은근히 장난기가 있습니다. ㅎㅎ
뱀띠가 처음부터 자기 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굳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기 속 이야기를 전부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보고 싶고, 내가 편하게 이야기해도 되는 사람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관찰을 많이 합니다.
말투는 어떤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약속은 잘 지키는지, 자기한테 잘해주다가 다른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않는지.
이런 걸 은근히 다 보고 있습니다.
상대는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이야기해보면
그때 네가 그렇게 말했잖아.
하면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조금 놀랍니다.
아니, 그걸 기억하고 있었어?
뱀띠는 이런 식입니다.
말은 별로 안 했는데 보고 있는 건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보는 눈이 꽤 까다롭습니다.
겉으로 친절하다고 바로 마음을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을 잘한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별것 아닌 행동 하나에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느끼기도 합니다.
식당에서 직원에게 어떻게 말하는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이런 걸 보고 사람을 판단합니다.
그리고 한번 마음속에 들어온 사람은 꽤 오래 기억합니다.
좋은 기억도 오래 가고, 나쁜 기억도 오래 갑니다.
특히 뱀띠가 정말 싫어하는 건 사람을 믿었는데 뒤통수를 맞는 경우입니다.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냥 그러려니 할 텐데, 믿었던 사람에게 그런 일을 당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겉으로는
됐어. 그냥 넘어가자.
하고 끝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합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그 말을 왜 했을까?
그때 그냥 모른 척할 걸 그랬나?
ㅡ.ㅡ^
이렇게 혼자 다시 돌려봅니다.
그래서 뱀띠는 생각이 많은 편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데 혼자 있을 때 갑자기 지난 일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미 끝난 이야기인데 또 생각납니다.
그러다 혼자 결론을 내립니다.
아, 역시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었구나.
그리고 다음부터는 거리를 둡니다.
여기서 뱀띠의 특징이 하나 나옵니다.
화를 내면서 관계를 끝내기보다 조용히 마음을 접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연락이 예전보다 줄어듭니다.
먼저 만나자고 하지도 않습니다.
예전에는 이것저것 이야기하던 사람이 이제는 필요한 이야기만 합니다.
상대는 왜 그런지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뱀띠 입장에서는 이미 여러 번 생각한 뒤입니다.
이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거죠.
그래서 한번 마음이 돌아서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뱀띠가 정이 없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정이 많아서 더 그렇습니다.
아무한테나 마음을 주지 않으니까 한번 가까워진 사람에게는 꽤 많이 챙겨줍니다.
친구가 힘들다고 하면 이것저것 묻지는 않아도 필요한 건 슬쩍 챙겨줍니다.
밥은 먹었냐고 계속 물어보는 대신 밥이나 먹고 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생일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상대가 좋아할 만한 것을 기억해뒀다가 건네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정이 있습니다.
티가 많이 나지 않아서 그렇지요.
가족에게도 비슷합니다.
평소에는 각자 알아서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 가족에게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괜히 잔소리를 하면서도 결국 필요한 건 다 챙겨줍니다.
그러고 나서는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합니다.
참 뱀띠답습니다.
연애를 해도 이런 면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처음부터 온 세상에 티를 내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한참 봅니다.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
그냥 친절한 건가?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몇 번씩 합니다.
상대가 먼저 다가와도 마음속에서는 별별 계산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애 초반에는 서로 타이밍이 안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는 좋아하는데 상대는 내가 관심 없는 줄 알고, 상대는 기다리는데 뱀띠는 또 확신이 없어서 기다립니다.
둘 다 좋아하면서 둘 다 가만히 있는 상황도 생깁니다. ㅋㅋ
그런데 한번 마음을 정하면 꽤 다릅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은근히 많이 맞춰줍니다.
상대가 좋아하는 음식도 기억하고, 싫어하는 것도 기억하고, 예전에 지나가듯 말했던 것도 기억합니다.
본인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기억했지?
싶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서운할 때입니다.
뱀띠는 서운하다고 바로 말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참습니다.
한 번 더 참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딱 선이 생깁니다.
여기까지.
이때부터는 아무리 상대가 잘해줘도 예전처럼 마음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일수록 뱀띠에게는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게 좋습니다.
눈치로 알아주겠지 하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뱀띠도 상대방이 알아서 알아주기를 기다리다 보면 혼자 상처받는 일이 많아집니다.
서운하면 그냥 말하는 게 낫습니다.
나 그때 조금 서운했어.
사실 이 한마디면 될 일을 며칠 동안 혼자 생각하고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일할 때도 뱀띠는 비슷합니다.
처음부터 막 뛰어들기보다는 상황을 봅니다.
누가 무엇을 맡고 있는지, 어디에서 문제가 생길 것 같은지, 지금 시작하는 게 맞는지 조금 살펴봅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느리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의외로 집중력이 좋습니다.
혼자 조용히 몰입해서 끝까지 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자기 방식이 생기면 남이 옆에서 계속 간섭하는 것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믿고 맡겨주면 잘하는데 하나하나 참견하면 갑자기 하기 싫어집니다.
이건 정말 귀찮습니다. ^^;
본인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알아서 할 건데 왜 자꾸 이야기하지?
그런 마음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뱀띠와 일을 할 때는 적당히 믿고 맡겨주는 것이 오히려 좋습니다.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감은 꽤 강합니다.
대충 하고 넘어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맡은 일이라면 남들이 모르는 부분까지 신경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혼자 계속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이렇게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스스로 수정합니다.
뱀띠에게는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무 말도 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누가 뭐 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조용히 있고 싶습니다.
휴대폰도 내려놓고, 음악도 끄고, 아무 생각 없이 누워 있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걸 보고 주변에서 왜 저렇게 혼자 있지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뱀띠에게는 그게 쉬는 겁니다.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에게 쓴 에너지를 혼자 있으면서 다시 채우는 겁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충분하면 다시 사람들과 잘 지냅니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면 말도 많아지고 장난도 많이 칩니다.
가까운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웃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조용하더니 왜 갑자기 저러냐고요. ㅎㅎ
그게 편해졌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뱀띠는 마음이 편한 사람 앞에서는 꽤 많이 달라집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별것 아닌 일에 같이 웃기도 합니다.
괜히 시비 걸듯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이 나온다면 꽤 가까운 사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아직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리 좋은 사람이어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둡니다.
이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뱀띠와 가까워지는 데는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번 가까워지고 나면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매일 연락하지 않아도 마음속에서 계속 친구인 사람도 있습니다.
몇 달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게 뱀띠가 생각하는 관계일지도 모릅니다.
매일 붙어 있어야 하는 관계보다 서로 믿을 수 있는 관계.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관계.
그런 사람을 만나면 뱀띠는 편해집니다.
그리고 꽤 많이 웃습니다.
결국 뱀띠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차갑다고 하기에는 정이 많고, 조용하다고 하기에는 친한 사람 앞에서 말이 많습니다.
계산적이라고 보기에는 의외로 사람에게 마음을 많이 쓰고, 무심해 보이지만 기억하는 것도 많습니다.
다만 그 마음을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뱀띠는 처음보다 나중이 더 좋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고 가까이 가기 힘들어 보이는데, 시간을 두고 지내다 보면
아, 이 사람 원래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알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꽤 편해집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부분이 생기고, 굳이 꾸미지 않아도 되는 사이가 됩니다.
뱀띠에게도 그런 사람이 한두 명쯤은 꼭 필요합니다.
굳이 강한 척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냥 아무 말 없이 같이 있어도 편한 사람.
그런 사람 앞에서는 뱀띠도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으니까요.
생각이 많아서 피곤한 날에는 너무 많은 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 마음도, 관계도, 앞으로의 일도 전부 미리 알아낼 수는 없으니까요.
오늘은 그냥 맛있는 거 먹고 푹 쉬어도 됩니다.
내일 생각해도 되는 일은 내일 생각하면 됩니다.
뱀띠에게는 가끔 그런 여유가 필요합니다.
늘 조용히 많은 것을 보고 있는 사람일수록 가끔은 아무것도 보지 않고 편하게 웃는 시간도 있어야 하니까요. ^^